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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정표현불능증(Alexithymia)에 대한 심층 분석 (정신의학,심리학)
    정신건강의학(psychiatry) 2025. 3. 6. 23:51

     

     

    감정표현불능증(Alexithymia)

     

    감정표현불능증(Alexithymia)은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능력이 극도로 부족한 상태를 말합니다. 단순히 감정이 없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느끼지만 그것을 알아차리고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용어는 그리스어로 '감정에 대한 단어가 없다'는 뜻으로, 1970년대에 정신과 의사 존 네미아와 피터 시프네오스가 처음 사용했습니다. 감정표현불능증을 가진 사람은 자기 감정과 신체 감각을 혼동하기도 하며, 겉보기에는 무감각하거나 냉정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내면 감정을 이해하지 못해 표현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일상적인 질문인 "기분이 어떠세요?"에 대해 조차 "모르겠다"고 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감정표현불능증은 감정을 느끼는 언어적 능력의 부족으로 인한 심리적 어려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요 증상은 어떠할까?

     

    감정표현불능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자신의 감정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표현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슬프거나 화나는 감정이 있어도 그것을 "나 지금 기분이 이렇다"고 말로 설명하기 어렵고, 대신 막漠연하게 신체적 불편함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이들은 대화에서 감정을 설명하는 단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데, 기껏해야 "좋다" 또는 "싫다"처럼 매우 단순한 표현만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공감 능력이 낮아 타인의 감정을 잘 읽지 못하고, 사회적 상황에서 눈치를 못 챈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합니다.

     

    주변 사람들은 이들이 감정이 없다거나 차갑다고 오해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감정을 느끼지만 알아채지 못하는 것입니다. 더불어, 속으로 스트레스나 불안을 겪고 있어도 그것을 정신적인 느낌 대신 두통, 소화불량 등의 신체 증상으로 겪는 경우도 흔합니다. 요약하면, 감정표현불능증의 주요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잘 모른다 기쁘거나 슬픈지 스스로 인지하지 못합니다.
    감정을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감정 단어 어휘가 빈약해 표현이 단조롭습니다.
    타인의 감정에 둔감하다 다른 사람이 화났는지, 슬픈지 잘 알아채지 못합니다.
    신체 증상으로 발현된다 마음의 문제를 몸의 문제로 착각하거나 호소합니다.

     

     


    실생활에서 겪는 일상적인 어려움

     

    감정표현불능증을 가진 사람은 일상 생활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에 부딪힙니다. 우선 가족이나 친구 관계에서 오해가 생기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가족이 힘든 일이 있었을 때 적절히 공감해주지 못하거나, 친구가 기쁜 소식을 전할 때 함께 기뻐하는 리액션이 부족하여 냉담한 사람으로 비춰질 수 있습니다. 연인 관계에서는 더욱 민감한 문제가 될 수 있는데, 상대방은 "왜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지?" 하고 서운함을 느끼지만, 정작 감정표현불능증 당사자는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보여줘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갈등이 생깁니다.

     

    직장에서도 이러한 어려움은 이어집니다. 동료와 협업할 때 감정적인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팀워크에 지장이 생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프로젝트에서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혼자 묵묵히 일을 할 뿐 주변에 도움이나 이해를 구하지 않고, 다른 동료들의 사기나 감정 변화를 캐치하지 못해 의사소통 오류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또한 스트레스가 쌓여도 그걸 정신적으로 자각하지 못하고 몸만 아픈 경우가 많은데, 본인은 이유 없이 두통이 잦거나 소화가 안 되는 등 신체 증상만 호소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감정을 인지하지 못하면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하기 어려워져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감정표현불능증을 관찰가능한 특징들

     

    감정표현불능증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몇 가지 공통적인 행동 특징이 나타납니다. 우선 일상 대화에서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가 거의 등장하지 않습니다. 기쁘다, 속상하다, 답답하다 같은 단어 대신에 그냥 중립적인 표현으로 일관하곤 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경험을 묻는 질문에 "재미있었어?"라고 하면 "응 괜찮았어" 정도로만 답할 뿐, 구체적으로 어떤 감정이 들었는지 표현하지 못합니다.

     

    또 다른 특징으로, 영화나 책을 볼 때 등장인물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슬픈 장면에서도 눈물을 흘리거나 가슴 아파하는 대신 멍하니 있거나, 다른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을 이해하지 못해 이야기의 감동을 함께 나누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더불어, 타인의 감정 변화에 둔감하여 '눈치 없다'는 말을 들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의 표정이 어두워졌는데도 알아채지 못하고 계속 자기 할 말을 한다거나, 분위기가 가라앉았는데 농담을 건네는 등 사회적 맥락에서 부적절한 행동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 모든 것이 일부러 그러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읽는 능력의 부족에서 기인한다는 점에서, 주변 사람들의 이해와 배려가 필요합니다.

     

     


    상담과 치료 방법들

     

    감정표현불능증은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 개선될 수 있는 영역입니다. 우선 심리치료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특히 **인지행동치료(CBT)**는 생각과 감정, 행동의 관계를 깨닫게 해주어 감정을 언어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치료 과정에서 심리 교육을 통해 감정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식별하는지 배울 수도 있습니다. 또한 치료사는 내담자가 신체적 느낌과 감정적 신호를 연결짓도록 지도하여, "머리가 아플 때 내가 화가 나 있었구나"처럼 깨달음을 얻도록 도와줍니다​.

     

     

    자가 훈련으로는 감정 일지(다이어리)를 작성하는 습관이 추천됩니다. 하루 동안 있었던 일과 그때 느꼈던 신체 감각, 생각을 적고 그것이 어떤 감정과 연결될지 추론해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회의 때 가슴이 답답하고 속이 메스꺼웠다"라고 적었다면, 그 상황에서 내가 긴장이나 불안을 느낀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보는 식입니다. 이렇게 글로 쓰다 보면 미묘한 감정 변화도 인지하는 능력이 서서히 향상됩니다.

     

     

    명상과 자기 성찰도 큰 도움이 됩니다. 명상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조용히 들여다보고, 몸의 감각을 알아차리는 연습을 하면 감정 인식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집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꾸준함과 인내심인데, 오랜 기간 굳어온 감정 인식 패턴을 바꾸는 일이므로 작은 변화라도 조금씩 지속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신뢰할 수 있는 주변 사람들과 의식적으로 감정을 나누는 연습을 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 연인에게 솔직하게 자신의 어려움을 털어놓고, **"내가 바로 감정을 잘 모르니까 알려주면 고마울 것 같아"**라고 말해 협조를 구할 수 있습니다. 함께 영화를 본 후에 등장인물의 감정에 대해 이야기해보거나, 일상에서 느꼈던 것들을 서로 공유하는 연습을 하면 점차 감정 표현이 수월해질 수 있습니다. 주변의 이해와 지지가 있다면 감정표현불능증을 극복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감정표현불능증의 개념부터 증상, 실생활의 어려움과 극복을 위한 방법까지 살펴보았습니다. 감정은 인간 관계의 윤활유이지만, 누구에게나 표현이 쉬운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느끼고 전달하는 능력도 연습과 노력으로 발전시킬 수 있으므로, 감정표현불능증으로 힘들어하는 분들이라면 너무 좌절하지 말고 작은 시도부터 시작해보길 권합니다.

    주변 사람들도 섣불리 판단하기보다 따뜻한 관심으로 지켜봐 준다면, 조금씩이라도 변화의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출처

    • Taylor, G. J., & Bagby, R. M. (2014). Alexithymia: Theory, research, and clinical implications. The Psychiatric Clinics of North America, 37(1), 135-152.
    • Nemiah, J. C., Freyberger, H., & Sifneos, P. E. (1976). Alexithymia: A view of the psychosomatic process. Modern Trends in Psychosomatic Medicine, 3, 430-439.
    •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APA). (2025). Alexithymia: Definition & clinical aspects. Retrieved from https://www.apa.org
    • National Institute of Mental Health (NIMH). (2025). Understanding emotional regulation difficulties. Retrieved from https://www.nimh.nih.gov
    • 감정표현불능증 연구 논문 (한국임상심리학회,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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